‘농부아사 침궐종자(農夫餓死 枕厥種子)’는 다산 정약용이 자신의 책[이담속찬]에 정리한 속담으로, 농부는 굶어 죽어도 봄에 뿌릴 종자는 먹지 않고 베고 죽는다는 뜻으로 어리석고 인색한 사람은 자신이 죽은 다음에 재물이 아무 소용이 없다는 것을 모른다는 의미와 죽음의 위기에서도 희망을 버리지 않고 앞날을 생각해야 한다는 양면적인 교훈을 담고 있습니다. 즉 한국교회의 암울한 미래를 생각할때, 딱맞는 속담이라고 생각합니다. 교회가 세상을 걱정하던 시대는 이미 끝났고, 세상이 교회를 걱정한지 꽤 오래되었습니다. 최근 뉴스에 나오는 사람들은 판사, 검사 아니면 목사라고 합니다. 이름만 들어도 아는 기라성 같은 선배 목사들의 노욕이 드러난 기사를 접할때마다, 목사로서 너무 부끄럽고 괴롭습니다. 지금은 교회가 세상의 걱정거리로 전략하고 지탄의 대상이 되어가고 있는 영적인 위기의 시대입니다. 그 위기에서 복음의 문이 점점 닫혀져 가고 있는 것이 제일 큰 문제입니다. 이런 위기상황을 용납하시는 주님께서 아예 한국교회의 문을 닫을 사람을 찾고(말1:10) 계신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됩니다.

운동선수들을 보면 슬럼프가 없는 선수가 없는것 같습니다. 그런데 뛰어난 선수일수록 슬럼프를 단기간에 극복하고 그 이전보다 더 좋은 성적을 올리는 것을 봅니다. 그런 선수들의 공통점은 그동안 해오던 다른 일들을 줄이고, 기초 체력을 쌓고 기본기를 튼튼히 하는데 집중한다는 것입니다. 슬럼프에는 최고의 기술을 배양하는 것이 아니라 기본기를 충실히 쌓는 것이 슬럼프를 극복하는 비결이라고 합니다. 교회의 영적인 위기, 슬럼프 역시 기본기를 충실히 하는 것으로 견디고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교회의 기본기 중에 기본은 바로 ‘생명’을 살리는 것, ‘생명’에 집중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영적 위기의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는 교회의 역량이 더욱 이 ‘생명’을 살리는데 집중되게 해야 할 것입니다. 이 생명에 대한 우리에게 가장 직접적인 것은 자녀를 낳고 기르는 일입니다. 이것을 각 가정의 일로만 한정해서는 안됩니다. 왜냐하면 시대적 여건이 너무나 열악해졌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가정과 생명을 포기하게 하는 것을 방임하는 사탄적 시대입니다. 그래서 각 가정이 홀로 이 어려움을 고민하기보다는 함께할 수 있는 데까지 마음과 힘을 모아야 합니다. 그리고 가장 기본되고 중요한 문제를 함께 감당하는 것이 진정한 공동체이기 때문입니다.

우리 안에 새 생명을 간절히 바라고 있고 또한 낳아야하는 가정들이 있습니다. 그 간절함을 함께하고 싶습니다. 강요할 수는 없지만, 포기하지 않는다면 끝까지 함께 주님의 뜻을 구하려고 합니다. 아이를 낳고 키우는 사명에 이 가정들을 도와 전 교회가 기쁨과 복을 함께 누릴 수 있기를 바랍니다. 우리가 겪어 왔던, 경험했던 교회들이 해오던 많은 일들을 지금의 우리 교회가 다 할수도 없고, 또한 그럴 필요성도 없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교회라면 해야 한다고 당연하게 여기는 일들을 ‘생명’을 살리는 기준으로 우선순위를 정리해 나가려고 합니다. 이것을 올 하반기 교회 리더들 중심으로 고민하며 논의해 나가려고 합니다.

어리석다고 세상에서 손가락질 받을지는 몰라도, 미래에 대한 희망을 놓지 않고 종자를 베고 죽는 농부의 심정으로, 교회를 더이상 할수 없을지라도 ‘생명’을 살리는데 전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그 ‘희망’을 하나님께서 사용하실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주님앞에 설때, 교회를 유지하느라 수고했다는 것보다 생명을 살리는데 최선을 다했다는 칭찬이 더욱 확실하기 때문입니다.

김승관 목사 (예담교회)